텔아비브 욥바교회 2017년 8월 26일 설교 이익환 목사
사도행전 강해 2 새언약을 위한 오순절
“오순절 날이 이미 이르매 그들이 다같이 한 곳에 모였더니 [2] 홀연히 하늘로부터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가 있어 그들이 앉은 온 집에 가득하며 [3] 마치 불의 혀처럼 갈라지는 것들이 그들에게 보여 각 사람 위에 하나씩 임하여 있더니 [4] 그들이 다 성령의 충만함을 받고 성령이 말하게 하심을 따라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를 시작하니라” (행 2:1-4)
물은 99도에서 끓지 않는다. 100도에 이르렀을 때 끓는다. 100도가 바로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다. 여기서 Tip은 끝이란 뜻이다. 동사로 쓰이면 ‘끝을 뒤짚어 엎다’란 뜻이 있다. 말콤 글래드웰은 ‘티핑포인트’란 책에서 ‘티핑 포인트란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갑자기 폭발하는 지점’을 가리킨다고 말했다. 모든 기업들이 이 티핑포인트를 만들기 위해 애쓴다. 티핑 포인트에 이르러야 상품이 대박나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가 살펴볼 오순절 성령강림은 하나님 나라의 역사에서 하나의 티핑포인트였다. 오순절은 신약교회시대를 여는 순간이 되었다. 성령의 임재를 통해 복음이 온 세상에 들불처럼 퍼져가기 시작했다. 이천년 전에 있었던 오순절 성령강림은 한 순간 일어나고 끝나버린 사건인가? 그것이 오늘 나에게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살펴보며 은혜를 나누고자 한다.
오순절은 유월절 이후 50일째되는 날이다. 예수님은 유월절 준비일인 금요일에 십자가에서 죽으셨다. 그리고 사흘만인 일요일 새벽에 부활하셨다. 부활하신 주님은 40일을 더 지상에 남아 하나님 나라의 일을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리고 대부분 갈릴지 출신인 제자들에게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고 하셨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몇 날이 못되어 성령으로 세례를 받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을 하시고 예수님은 승천하셨다. 오순절 열흘 전이었다.
바울에 의하면 예수님의 부활을 목격한 사람은 남자만 500명이었다. 예수님이 승천하신 이후 사람들은 마가의 다락방에 모여들었다. 이들은 마음을 같이하여 오직 기도에 힘썼다. 예수님의 분부대로 그들은 예루살렘을 떠나지 않고 성령이 오시길 기다린 것이었다. 모인 무리의 수가 120명이었다. 부활을 목격했던 500명 중 나머지 380명은 어디로 갔을까? 오순절의 기적은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했던 사람들에게 임했다. 기도하며 끝까지 하나님의 역사를 준비했던 사람들에게 임한 것이다. 열흘동안 기도하며 그들은 성령의 도화선이 될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열흘이 되던 바로 오순절날 성령이 불처럼 그들에게 임했다.
성령이 임하자 제자들은 다른 언어들을 말하기를 시작했다. 당시 전 세계에 흩어져 있던 유대인들이 오순절을 지키기 위해 예루살렘에 왔다가 이들이 말하는 것을 듣고 놀랐다.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은 모두 열 다섯개의 나라와 민족에서 왔는데 이들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자신들 나라의 언어로 말하는 것을 듣게 된 것이다. 성령의 역사였다. 갈릴리 시골 출신인 제자들이 유창하게 외국어로 복음을 전한 것이다. 이들은 ‘하나님의 큰 일’을 말했다. 하나님의 큰 일이 뭘까?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 40일 동안 말씀하신 내용이다. 즉, 그리스도가 고난을 받고 제삼일에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난 것과 그의 이름으로 죄사함을 받게 된다는 것이었다. 이 단순한 메시지에 사람들이 반응했다.
베드로는 예루살렘에 모인 사람들에게 설교했다. 행 2:38-40, “베드로가 이르되 너희가 회개하여 각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죄 사함을 받으라 그리하면 성령의 선물을 받으리니 [39] 이 약속은 너희와 너희 자녀와 모든 먼 데 사람 곧 주 우리 하나님이 얼마든지 부르시는 자들에게 하신 것이라 하고 [40] 또 여러 말로 확증하며 권하여 이르되 너희가 이 패역한 세대에서 구원을 받으라 하니”
이 설교에 도전을 받아 사람들이 세례를 받았다. 성경은 ‘이날에 신도의 수가 삼천이나 더하더라’고 기록한다. 신약의 교회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당시 예루살렘 인구가 얼마였을까? 예루살렘성의 크기를 기준했을 때 6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오순절을 지키러 온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의 숫자를 감안해도 삼천명은 놀라운 숫자가 아닐 수 없다. 이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죄사함을 받았다. 그리고 성령을 선물로 받은 초대교회가 된 것이다.
성령을 받는 것이 왜 필요할까? 교회 성장을 위해서 필요한걸까? 기독교의 부흥을 위해서 받아야 하는 걸까? 아니다. 여러분의 행복을 위해서 받는 것이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하나님의 뜻 안에 살아갈 때 우리는 가장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다. 인간의 근본문제인 죄를 극복하는 것은 오직 성령의 가능하다.
모세의 옛언약 아래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실패를 거듭했다. 죄가 무엇인지 알았지만 죄를 극복할 능력이 없었다. 그래서 하나님은 새언약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셨다. 렘 31:31-33,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보라 날이 이르리니 내가 이스라엘 집과 유다 집에 새 언약을 맺으리라 [32] 이 언약은 내가 그들의 조상들의 손을 잡고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던 날에 맺은 것과 같지 아니할 것은 내가 그들의 남편이 되었어도 그들이 내 언약을 깨뜨렸음이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33] 그러나 그 날 후에 내가 이스라엘 집과 맺을 언약은 이러하니 곧 내가 나의 법을 그들의 속에 두며 그들의 마음에 기록하여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될 것이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새언약이 무엇인가? 하나님의 법이 돌비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에 의하여 사람들의 마음에 새겨지는 것이다.
에스겔서에서도 새언약에 대해 말하고 있다. 겔 36:26-27, “또 새 영을 너희 속에 두고 새 마음을 너희에게 주되 너희 육신에서 굳은 마음을 제거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줄 것이며 [27] 또 내 영을 너희 속에 두어 너희로 내 율례를 행하게 하리니 너희가 내 규례를 지켜 행할지라”
새언약은 하나님께서 믿는 자의 마음에 성령을 두시겠다는 작정이다. 그래서 부드러운 마음으로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사람이 되게하겠다는 약속이다. 이것이 우리가 성령을 받는 이유다. 하나님의 뜻을 아는 것뿐만이 아니라 행하는 자가 되기 위해 우리는 성령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바울은 말한다. 롬 8:1-2, 11-15,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2]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너를 해방하였음이라… [11] 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이의 영이 너희 안에 거하시면 그리스도 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이가 너희 안에 거하시는 그의 영으로 말미암아 너희 죽을 몸도 살리시리라 [12] 그러므로 형제들아 우리가 빚진 자로되 육신에게 져서 육신대로 살 것이 아니니라 [13] 너희가 육신대로 살면 반드시 죽을 것이로되 영으로써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리니 [14] 무릇 하나님의 영으로 인도함을 받는 사람은 곧 하나님의 아들이라 [15] 너희는 다시 무서워하는 종의 영을 받지 아니하고 양자의 영을 받았으므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짖느니라”
육신의 고아가 불행한 것은 아빠가 없기 때문이다. 아빠 없이 사는 삶은 자유로운 삶이 아니라 고달픈 삶이다. 하나님을 아버지로 만나야 영적인 방황이 끝난다. 하나님의 뜻을 알고 행할 때 우리는 정말 행복할 수 있다. 성경은 하나님의 영으로 인도함을 받는 사람이 곧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어떻게 하나님의 영으로 인도함을 받는가? 기도하며 주님과 대화하는 것이다. 기도할 때 내 감정과 욕심이 무엇인지 분별된다. 그리고 내 마음 속에서 내 양심에 말씀하시는 영에 이끌려 살게 되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성경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영의 인도를 받는다. 내 판단과 세상의 기준이 아니라 말씀 속에 분명히 계시된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게 되는 것이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성령의 강림 이후 영으로 인도함을 받는 하나님의 자녀로 살았다. 행 2:42, “그들이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고 떡을 떼며 오로지 기도하기를 힘쓰니라” 이들은 또한 물건을 서로 통용하며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 예루살렘 교회에 박해가 일어나 흩어지기까지 이들은 날마나 성전에 모이며 하나님께서 시작하신 새언약의 순간을 공동체와 함께 누렸다. 이들은 온 백성들에게 칭송을 받았고 그 결과 주께서 구원 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셨다.
오순절 성령강림으로 성령의 불을 경험한 120명의 제자들은 세상으로 나아가 세상 속에 성령의 불을 붙였다. 그리고 그들은 핍박과 함께 흩어지면서도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복음의 증인이 되었다. 이들은 적은 수였지만 로마제국에까지 복음이 확산되게 한 티핑포인트의 주역이 되었다.
예수 그리스도가 죽으시고 부활하신 것은 몇 명의 추종자를 만들기 위함이 아니다. 모든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함이다. 하나님을 떠나 고아처럼 사는 인생이 하나님의 자녀로 살게 하기 위함이다.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마치고 약속하신 성령을 보내신 것은 우리가 성령의 인도를 받는 하나님의 자녀로 살게 하기 위함이다. 자녀인 우리가 창조주 하나님 안에서 죄의 문제를 극복하고 다시 행복하게 살게 하기 위함이다. 성령을 받아야 우리 인생에 티핑포인트가 시작된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로마 식민지라는 어두운 현실 속에서도 주님의 약속에 주목했다. 예수님이 승천하셨지만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예루살렘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기도하며 끝까지 하나님의 약속한 시간이 오길 기다렸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새언약의 은혜를 오순절 성령강림을 통해 경험하는 주인공이 된다.
2천년 전 오순절 성령 강림은 오늘날 똑같이 재현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성령을 선물로 받는 것은 베드로의 설교처럼 지금도 우리 하나님이 얼마든지 부르시는 자들에게 허락되는 것이다. 성령은 하나님의 주권적인 선물이다. 그러나 아무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직 사모하고 기다리는 자에게 임하는 것이다. 성령이 임해야 하나님을 사랑할 수 있다. 성령이 임해야 이웃을사랑할 수 있다. 성령이 임해야 하나님의 큰 일을 증거하는 증인이 되는 것이다. 성령에 이끌리는 여러분의 삶이 되길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