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19일 텔아비브 욥바교회 설교 이익환 목사
고린도전서 3 가장 좋은 선물
“너희는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 [17] 누구든지 하나님의 성전을 더럽히면 하나님이 그 사람을 멸하시리라 하나님의 성전은 거룩하니 너희도 그러하니라” (고전 3:16-17)
선물을 준 사람이 가장 보람 있을 때가 언제일까? 선물을 받은 사람이 그것을 받고 기뻐할 때, 그리고 그것을 잘 간직하고 누릴 때이다. 애인에게 정성들여 선물 했는데, 그것을 쓰지 않고 방구석에 쌓아두게 된다면, 그 관계엔 문제가 있다. 반드시 오래가지 못한다. 나중에 받은 선물을 기부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오늘은 오순절이 시작되는 날이다. 오순절은 한 마디로 하나님 아버지가 가장 좋은 선물을 주신 날이라 할 수 있다. 어떤 선물을 주셨는지, 우리는 그 선물을 잘 누리고 있는지 살펴보며 함께 은혜를 나누고자 한다.
먼저 오순절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토라를 주신 날이다. 유월절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유대력 세번 째 달인 시반월에 시내산에 도착한다. 출 19:1,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 땅을 떠난 지 삼 개월이 되던 날(In the third month) 그들이 시내 광야에 이르니라” 그리고 시반월 6일 모세는 시내산에서 십계명을 받는다. 이스라엘 백성은 토라를 받음으로 하나님의 언약백성이 된다.
하나님은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출 19:5-6,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니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 [6]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 너는 이 말을 이스라엘 자손에게 전할지니라” 탈무드는 오순절을 하나님과 유대인 사이의 결혼식날이라고 표현한다. 주님이 하늘의 신랑이고 이스라엘 백성이 신부라는 것이다. 그리고 토라는 결혼계약서라는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 오순절날을 통해 하나님의 특별한 소유로 온 세상 가운데 세워진 것이다.
두번째 오순절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풍성한 결실을 선물로 주신 날이다. 정확히는 그것을 기념하며 감사하는 날이다. 민 28:26, “칠칠절 처음 익은 열매를 드리는 날에 너희가 여호와께 새 소제를 드릴 때에도 성회로 모일 것이요 아무 일도 하지 말 것이며” 오순절(五旬節)은 헬라어로 펜테코스테(πεντηκοστη)이다. ‘제50일’이라는 뜻이다. 오순절은 원래 칠칠절을 헬라어로 번역한 말이다. 히브리어로는 칠칠철을 ‘샤부옷 (שבועות)’이라 한다. 히브리어로 한 주가 ‘샤부아(שבוע)’인데 그것의 복수다. 민수기서에는 칠칠절을 ‘처음 익은 열매를 드리는 날’이라고 표현한다. 밀의 첫 수확물을 하나님께 드리는 날이었다. 지금의 추수감사절이 여기서 유래되었다. 하나님께서는 이제 광야생활을 마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너희가 가나안 땅에 들어가면 칠칠절을 지키라고 명하신 것이다.
가나안 땅에서 처음 익은 열매를 하나님께 드리는 것은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 하나님께서는 당시 가나안 땅의 특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해주셨다. 신 11:10-12절, “네가 들어가 차지하려 하는 땅은 네가 나온 애굽 땅과 같지 아니하니 거기에서는 너희가 파종한 후에 발로 물 대기를 채소밭에 댐과 같이 하였거니와 [11] 너희가 건너가서 차지할 땅은 산과 골짜기가 있어서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흡수하는 땅이요 [12]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돌보아 주시는 땅이라 연초부터 연말까지 네 하나님 여호와의 눈이 항상 그 위에 있느니라” 지금이야 이스라엘이 관개시설이 잘 되어 물걱정이 없지만 당시 가나안 땅은 나일강이 있던 애굽과 달랐다. 하나님이 돌보시지 않는다면 수확을 보장받을 수 없는 땅이었다. 하나님께서 하늘을 열고 이른비와 늦은비를 적당할 때 주시지 않으면 결실할 수 없는 땅이었다. 따라서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께서 비를 주셔서 수확하게 하신 모든 작물에 대해 해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처음 익은 열매를 드린 것이다.
신명기 8:8절에는 가나안 땅의 소산물이 소개된다. “밀과 보리의 소산지요 포도와 무화과와 석류와 감람나무와 꿀의 소산지라” 우리가 이스라엘에서 철마다 먹는 것들이다. 보리는 4월 중에 추수하고, 밀은 오순절 즈음에 수확을 한다. 그리고 나머지 여름 과일들은 두 세 달 뒤쯤 수확하게 된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셔서 그들에게 가장 좋은 것을 양식으로 먹게 하셨다. 신명기는 그것을 이렇게 표현한다.
신명기 32:14: “소의 엉긴 젖과 양의 젖 (חֲלֵ֣ב צֹ֗אן)과 어린 양의 기름(חֵ֨לֶב כָּרִ֜ים)과 바산에서 난 숫양과 염소와 지극히 아름다운 밀(חֵ֖לֶב כִּלְיֹ֣ות חִטָּ֑ה)을 먹이시며 또 포도즙의 붉은 술을 마시게 하셨도다”
여기서 ‘할라브’ 또는 ‘헬레브’ (חלב)라는 단어가 반복적으로 씌였다. 히브리어로 할라브는 우유다. 그것이 헬레브로 읽힐 때 ‘기름진(fat)’이란 뜻이 있다. 또한 ‘헬레브(חלב)’는 성경에서 ‘가장 좋은 부분이나 우수한 것’ 이란 의미로 사용되었다.
창 4:4, “아벨은 자기도 양의 첫 새끼와 그 기름(מִבְּכֹרֹ֥ות צֹאנֹ֖ו וּמֵֽחֶלְבֵהֶ֑ן)으로 드렸더니 여호와께서 아벨과 그의 제물은 받으셨으나” 창세기에서 아벨은 양의 처음 난 것들 중에 가장 좋은 것(חֶלְבֵהֶ֑ן)을 가져와 제사를 드린 것이다. 여기서도 헬레브란 단어가 씌였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인도하셨다. 그리고 그들에게 가장 좋은 것을 그 땅의 소산으로 먹게 하셨다. 그래서 샤부옷은 하나님이 가장 좋은 것을 주시는 분임을 기억하며 자신의 첫 열매 중에 가장 좋은 것을 감사로 드리는 날인 것이다. 유대인들이 샤부옷 때 우유로 만든 제품을 많이 먹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런데 이 샤부옷은 유월절과 독립된 절기가 아니라 이어지는 절기다. 신 16:9-10, “일곱 주를 셀지니 곡식에 낫을 대는 첫 날부터 일곱 주를 세어 [10] 네 하나님 여호와 앞에 칠칠절을 지키되”
오순절은 유월절 안식일 다음날인 초실절로부터 50일째 되는 날다. 유대인들은 유월절 안식일 다음 날부터 샤부옷까지 ‘오멜(the omer) 카운팅’을 한다. 오멜은 곡식을 묶은 단을 말한다. 레 23:15-16, “안식일 이튿날 곧 너희가 요제로 곡식단을 가져온 날부터 세어서 일곱 안식일의 수효를 채우고 [16] 일곱 안식일 이튿날까지 합하여 오십 일을 계수하여 새 소제를 여호와께 드리되”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일곱 주인 49일 동안 오멜 카운팅을 하고 그 다음 날 50일째 되는 날을 샤부옷으로 지키게 하셨다. 왜 그렇게 하셨을까? 그것은 오순절이 유월절과 연결되는 절기이며, 오순절에 비로소 유월절이 완성되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오순절을 ‘아체렛 쉘 페사흐(Atzeret Shel Pesach)’라고 부른다. 즉 ‘유월절 마지막 모임’이라는 것이다.
알다시피 유월절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한 날이다. 어린 양을 믿음으로 문설주에 발랐기에 죽음이 넘어간(pass over) 날이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이 그로부터 50일 후 시내산에서 토라를 받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광야에서 전멸했거나 애굽으로 다시 돌아갔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오순절 시내산에서 토라를 받고 하나님의 언약백성으로 세워졌기에 그들은 약속의 땅 가나안을 향하여 진군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이 주신 말씀을 붙들었던 여호수아가 있었기에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고 가나안에 이르러 가나안 땅의 소산을 먹는 백성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오순절은 유월절을 완성한 날인 것이다.
세번째로 오순절은 신약시대에 하나님께서 성령을 선물로 주신 날이다.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눅 11:13, “너희가 악할지라도 좋은 것을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 하시니라” 예수님은 하늘 아버지가 당신의 자녀들에게 주시고자 하는 가장 좋은 것이 성령이라고 말씀하고 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후에 제자들에게 너희는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고 말씀하신다. ‘몇 날이 못되어 성령으로 세례를 받으리라’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그 약속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신 유월절 다음날 안식일부터 정확히 50일째인 오순절에 이루어진다.
행 2:1-4, “오순절 날이 이미 이르매 그들이 다같이 한 곳에 모였더니 [2] 홀연히 하늘로부터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가 있어 그들이 앉은 온 집에 가득하며 [3] 마치 불의 혀처럼 갈라지는 것들이 그들에게 보여 각 사람 위에 하나씩 임하여 있더니 [4] 그들이 다 성령의 충만함을 받고 성령이 말하게 하심을 따라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를 시작하니라” 오순절에 하늘로부터 성령의 강력한 임재가 있었다. 시내산에서 율법이 주어짐으로 구약의 교회가 탄생했다면, 이제 시온산에서 성령이 부어짐으로 신약의 교회가 탄생하게 된다.
유월절은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피 흘리신 날이다. 누구든지 예수님이 나를 대신하여 피 흘리셨음을 믿을 때 사망의 심판이 pass over, 넘어가는 것이다. 만약 유월절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신 사건만 있고 오순절 성령감림이 없었다면 제자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들은 갈릴리 호수로 돌아가 평범한 어부로 살았을 것이다. 그러나 오순절 성령 강림을 통해 새 언약의 갱신이 있었다. 하나님의 사랑이 돌비가 아닌 그들의 마음에 새겨지게 되었다. 그 날 성령의 세례를 받았기에 제자들은 주님의 사랑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을 알았기에 죽기까지 주님을 따르는 그리스도의 신부들이 된다. 유월절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을 통해 시작된 구원 역사가 오순절 성령강림을 통해 이제 그리스도를 따르는 교회의 탄생으로 완성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순절은 유월절의 완성인 것이다.
우리의 신앙은 유월절 예수님의 십자가를 믿음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가 성령의 세례를 경험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다시 육적인 삶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오순절 성령의 충만을 경험해야 우리는 예수님을 사랑하는 신부로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자 이제 오늘의 본론을 나누고자 한다. 고전 3:16-17, “너희는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 [17] 누구든지 하나님의 성전을 더럽히면 하나님이 그 사람을 멸하시리라 하나님의 성전은 거룩하니 너희도 그러하니라” 바울이 안타까운 심정으로 고린도 성도들에게 편지를 쓴 이유가 있다. 그것은 성령으로 시작된 교회를 끝까지 성령의 인도함을 받는 교회로 세우고자 하는 열망 때문이었다.
바울은 고린도 교회 성도들을 향하여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이라고 말한다. 바울 당시 성전은 예루살렘에 여전히 있었다. 그러나 바울은 하나님의 성령이 거하시는 너희가 성전이라고 말한 것이다. 바울은 왜 교회공동체를 성전으로 비유한 것일까?
구약 율법에서 성전을 모독하는 것은 곧 하나님을 모독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성전을 더럽히는 자는 사형에 처하거나 공동체에서 추방하도록 규정했다. 바울은 고린도교회 성도들이 서로 나뉘어 분쟁을 하는 것은 결국 성전을 더럽히는 행위라고 말한다. 그는 그것이 교회를 허무는 행위이며 결국 교회를 세우신 하나님을 모독하는 행위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고린도교회 성도들은 자신의 기호에 따라 교회 지도자들을 비교하고 평가했다. 시기와 분쟁을 하며 부정적인 말을 퍼뜨렸다. 그것은 성령을 따르는 삶이 아니었다. 그래서 바울은 그들을 ‘육신에 속한 자’라고 불렀다. 그들은 바울의 표현처럼 스스로 지혜롭다고 생각했을지 모르나 아직 성숙하지 않는 어린아이에 불과했던 것이다.
바울은 “누구든지 하나님의 성전을 더럽히면 하나님이 그 사람을 멸하시리라”고 강조한다. 하나님은 믿음의 공동체를 중요하게 여기신다. 하나님은 교회를 주님이 다시 오실 때까지 십자가 복음의 전달자로 세우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울은 믿음의 공동체를 흔드는 사람을 하나님께서 직접 심판하실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교회 안에 계신 성령을 따라 서로를 세우는 자가 되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그러한 사람을 세워주실 것이다. 우리는 단지 교회에 나오는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성령이 거하시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는 교회 되기를 힘써야 한다.
인터넷의 바다에는 유명한 목사들의 설교가 넘쳐난다. 우리는 얼마든지 우리가 원하는 때에 말씀을 들으며 은혜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으로 우리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교회가 될 수 없다. 공동체 안에서 성령의 인도함을 따라 용서하고 사랑하며 서로를 세워갈 때 우리는 교회로 함께 세워져 가는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모이기를 힘써야 하는 것이다. 모여서 성령께서 하실 일을 함께 기대하며 기도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교회를 귀하게 여기고,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을 편견없이 사랑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주님이 피 값 주고 세운 한 몸이기 때문이며, 하나님의 성령이 거하시는 성전이기 때문이다. 교회인 우리는 우리의 기호에 따라 서로 나뉠 수 없다. 세상적인 기준을 따라 평가될 수 없다. 바울은 자신을 사역자(διάκονος, 디아코노스)라고 표현했는데, 이 말은 지배하는 자가 아니라 섬기는 자임을 강조하는 말이다. 즉 테이블 옆에서 시중을 들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교회 안에 있는 우리는 모두가 사역자다. 서로 시중들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인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오순절에 가장 좋은 선물을 주셨다. 수확할 수 있는 열매를 주셨다. 하나님의 계명인 토라를 주셨고, 성령을 주셨다. 그리고 성령이 계시는 교회를 선물로 주셨다. 여러분은 이 선물을 잘 누리고 있는가? 분명한 것은 이 선물은 괜히 주시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선물을 잘 받고 누려야 우리는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말씀이 있어야 우리는 출애굽 이후 광야에서 방황하지 않고 가나안에 이를 수 있다. 가나안에 이르러서도 주변 문화에 마음 빼앗기지 않고 그 땅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열매를 먹을 수 있다. 성령의 인도를 받아야 우리는 영적 어린아이에서 벗어나 하나님이 원하시는 교회로 세워져 갈 수 있다. 우리는 하나님 없이 살아간 죄를 회개해야 한다. 하나님을 알려고 하지 않았던 죄를 회개해야 한다.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고 따르지 않았던 죄를 회개해야 한다. 그리고 예수님을 나의 구주로 인정하고 영접해야 한다. 그랬을 때 내 안에 성령이 오셔서 그 분의 인도하심을 따라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바라기는 오순절에 주신 선물들을 통해 이 땅에서 계속 하나님 아버지가 주시는 가장 좋은 것을 누리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길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