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아비브 욥바교회 2019년 7월 6일 설교 이익환 목사
나의 하나님
“야곱이 서원하여 이르되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셔서 내가 가는 이 길에서 나를 지키시고 먹을 떡과 입을 옷을 주시어 내가 평안히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게 하시오면 여호와께서 나의 하나님이 되실 것이요 내가 기둥으로 세운 이 돌이 하나님의 집이 될 것이요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모든 것에서 십분의 일을 내가 반드시 하나님께 드리겠나이다 하였더라” (창 28:20-22)
하나님을 알고 경험하고자 하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래서 성경을 읽어보기도 하고 다른 종교를 기웃거려 보기도 한다. 모태신앙이었던 나는 하나님이 살아계신지 잘 느껴지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19살 때 혼자 기도원에 올라갔다. 하나님이 계시면 날 좀 만나달라고 기도했다. 몇 분을 기도하고 눈을 떠 봤다. 하나님이 오셨는지 확인해봤다. 안 오셨다. 다시 눈을 감고 뜨기를 몇 번을 반복했다. 그날 밤 하나님은 아무 말씀을 안하셨다.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아 다시 발길을 돌려 집으로 오는 길이 무척 쓸쓸했던 기억이 있다. 오늘 본문에는 야곱이 하나님을 만나는 장면이 나온다. 하나님께서 야곱을 어떻게 만나 주셨는지 살펴보며 함께 은혜를 나누고자 한다.
아버지 이삭으로부터 장자의 축복을 받았을 때만해도 야곱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얻은 것 같은 기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야곱 때문에 피해를 보는 사람이 생겼다. 형 에서였다. 형 에서는 분노했고, 아버지가 죽으면 동생 야곱을 죽이겠다고 다짐한다. 그 말이 리브가에게 들렸다. 그래서 엄마 리브가는 야곱을 자신의 오빠인 라반의 집으로 피하게 한다. 그리하여 야곱은 브엘세바에서 하란까지 800km가 되는 먼 길을 떠나게 된다. 야곱은 엄마 리브가와 늘 함께 있던 사람이었다. 그런 야곱이 가족을 떠나 그 먼 길을 가는 것 자체가 엄청난 모험이자 두려움 그 자체였다. 승구 친구들도 올 여름부터 다들 군대에 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가자지구 전투병으로 가는 친구도 있다. 가족들도 본인도 얼마나 마음이 힘들지 짐작이 된다.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미래는 늘 불안한 것이다.
불안한 마음으로 야곱이 한 곳에 이르렀을 때 해가 졌다. 11절에서는 그 곳을 ‘마콤(place)’이라고 표현한다. 야곱이 다다른 곳은 이름도 없는 한 장소였다. 그는 거기서 돌을 가져다가 베게를 삼고 잠을 청한다. 잠이 잘 안왔을 것이다. ‘내 인생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 정말 많은 생각이 오고 갔을 것이다. 야곱의 마음이 가난해진 순간이었을 것이다. 그 때 야곱은 꿈을 꾸게 된다. 꿈에 사닥다리가 나왔는데, 원어로는 ‘계단’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그 계단이 땅 위에 있고, 그 꼭대기는 하늘에 닿아 있었다. 하나님은 그 계단 끝에 서서 야곱에게 말씀하신다. 창 28:13-14, “나는 여호와니 너의 조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라 네가 누워 있는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네 자손이 땅의 티끌 같이 되어 네가 서쪽과 동쪽과 북쪽과 남쪽으로 퍼져나갈지며 땅의 모든 족속이 너와 네 자손으로 말미암아 복을 받으리라” 야곱은 할아버지 아브라함이 만났던 하나님, 아버지 이삭이 만났던 하나님을 드디어 만나게 된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주신 언약을 이제 야곱에게도 말씀해주셨다. 하나님께서는 또한 야곱을 다시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하겠다는 약속의 말씀도 주신다. 창 28:15,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신지라” 하나님은 당신의 언약이 있는 백성의 삶을 책임지신다. 사명이 있는 사람은 그 사명이 다 이루어지기까지 죽지 않는다. 죽을 수 없는 것이다. 하나님이 개입하시고 함께 하시는 삶이기에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인도하심이 반드시 따르는 삶이 되는 것이다.
꿈에서 만난 하나님으로 인해 야곱의 영이 깨어난다. 하나님을 만난다는 것, 그것은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영이시기에 눈으로 볼 수는 없다. 다만 그분의 임재를 느끼며 우리는 하나님을 경험하는 것이다. 하나님을 경험한 야곱은 이렇게 고백한다.창 28:16, “야곱이 잠이 깨어 이르되 여호와께서 과연 여기 계시거늘 내가 알지 못하였도다” 그동안 야곱의 삶에는 하늘문이 닫혀 있었다. 할아버지 아브라함과 아버지 이삭의 하나님에 대해 듣기만 했지 자신의 하나님으로 경험하지 못했다. 그러나 하늘문이 열리면서 그에게 영적인 깨달음이 일어난 것이다. 드디어 다른 사람의 하나님이 아니라 나의 하나님으로 경험하게 된 것이다. 하나님을 나의 하나님으로 만나는 경험이 여러분에게도 있게 되기를 축원한다. 창 28:17, “이에 두려워하여 이르되 두렵도다 이 곳이여 이것은 다름 아닌 하나님의 집이요 이는 하늘의 문이로다 하고” 하나님을 만난 그의 인생에 하나님에 대한 경외감이 생긴다. 그가 누웠던 곳은 이제 이름도 없는 ‘마콤’이 아니라 하나님의 집, ‘벧엘’이 된다. 이전에 그가 가졌던 불안과 두려움도 다 사라진다. 새로운 두려움, 하나님을 향한 경외가 그의 삶에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은 세상의 그 어떤 것도 두렵지 않은 것이다.
야곱은 이제 하나님께 다짐한다. 창 28:20-22, “야곱이 서원하여 이르되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셔서 내가 가는 이 길에서 나를 지키시고 먹을 떡과 입을 옷을 주시어 내가 평안히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게 하시오면 여호와께서 나의 하나님이 되실 것이요 내가 기둥으로 세운 이 돌이 하나님의 집이 될 것이요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모든 것에서 십분의 일을 내가 반드시 하나님께 드리겠나이다 하였더라” 야곱은 두려움과 불안의 밤을 보내며 베고 잤던 돌을 세워 거기에 기름을 붓고 예배드린다. 절망의 ‘마콤’이 소망으로 예배하는 하나님의 집, 벧엘이 된 것이다. 야곱은 여호와를 나의 하나님으로 고백하며 자신의 삶을 헌신하는 다짐을 한다.
야곱처럼 자기 욕심과 계산으로 가득차 있을 때 사람들은 하나님이 가까이 계셔도 알지 못하는 삶을 산다. 야곱은 자신의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자 마음이 낮아졌다. 자신의 자아가 철저히 깨어지고 나서야 그는 하나님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나님은 인간을 찾아 오시는 분이다. 어렵게 찾아야 도달할 수 있는 분이 아니다. 우리의 마음이 내 자아로 가득 찼을 때 이미 여기 계신 하나님을 만날 수 없다. 낮아지고 비어져서 나 자신을 포기할 때 우리는 이미 우리에게 오신 하나님을 발견하게 된다. 야곱은 하늘로 난 계단을 통해 하나님을 발견했다. 우리는 우리에게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을 발견하게 된다.
예수님은 나다나엘을 통해서 이 사실을 말씀하셨다. 요 1:50-51, “내가 너를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보았다 하므로 믿느냐 이보다 더 큰 일을 보리라 또 이르시되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사자들이 인자 위에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을 보리라 하시니라” 야곱은 하나님의 사자들이 천국으로 난 계단 위에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예수님은 나다나엘에게 이제 하나님의 사자들이 인자 위에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을 볼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인자가 바로 천국으로 난 계단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위에 계신 하나님을 만나는 통로라는 것이다.
이 예수님을 만났던 유대인 랍비 바울은 이렇게 말한다. 갈 3:29, “너희가 그리스도의 것이면 곧 아브라함의 자손이요 약속대로 유업을 이을 자니라” 이 말씀대로 우리는 아브라함이 만났던 하나님을 예수님을 통해 경험하게 된다. 그렇기에 이방인이 우리도 아브라함을 우리 믿음의 조상으로 여기는 것이다. 예수님을 믿는 우리는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을 바로 나의 하나님으로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유대인 여러분이 믿는 성경의 하나님을 동일하게 믿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유대인 여러분에게 빚진 자들이다. 여러분의 조상들이 믿고 전해준 하나님을 우리가 믿을 수 있게된 것에 감사드린다.
야곱과 같은 인생을 찾아오신 하나님이라면 여러분의 인생에도 하나님은 찾아 오신다. 그러나 여러분의 마음에 하나님이 오실 빈 공간이 있어야 한다. 하나님은 그 자리를 당신의 임재로 채워주시길 원하신다. 하나님은 여러분이 두려움과 불안으로 누워있는 마콤을 벧엘로 바꿔주시기 원하신다. 혼자 무언가에 쫓기며 살아가는 인생이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 순례하는 여정으로 바꾸어주시길 원하신다. 오늘 이 장소가 그런 하나님을 만나는 장소가 되길 바란다. 두려움 가득한 여러분의 마음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가득하게 되길 축원한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을 사명으로 이끌어주시기 원하신다. 그리고 그 사명을 아는 자에게 하나님은 야곱에게 주셨던 그 약속을 동일하게 해주시는 것이다. 창 28:15,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여기 우리 중에 군대 가는 친구도, 먼 곳에 유학가는 친구도 하나님은 지키시고, 그 사명을 완수할 때까지 함께 하실 것이다. 이 하나님을 믿고 의지함으로 결국 ‘나의 하나님’이라고 고백할 수 있는 여러분의 삶이 되길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원한다.